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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백업/단체

내 아들의 소개팅을 반대합니다! 편정+우진재하 1

용량이 뒤지게 많은고로 1부와 2부로 나누었습니다

 

COC C 7TH 시나리오”
 
정재헌:파이팅...!
 
편상욱 :으악!
 
KPC KPC의 소개팅을 반대합니다!>”
 
편우진:?
 
정재헌:뭐야?
 
편우진:(시스템 줘패봄.)
 
편상욱 :벌써부터.
 
정재헌:벌써 여덟 시 반이.
 
편우진:다시 해!
 
정재헌:괜, 괜찮은 거죠?
 
ㄴ 네네네네!
 
편상욱 :할 수 있다.
 
COC C 7TH 시나리오”
 
<내 KPC의 소개팅을 반대합니다!>
 
KPC : 편우진
 
PC : 편상욱, 정재헌
 
.
 
.
 
.
 
.
 
정재헌:응?
 
INTO TO. 금요일.]“
 
정재헌:잠시만.
잠시만요.
이게 왜 해석이 이상하게 돼요?
 
끼끼익;
 
정재헌:에. 금요일. 이러는데요?
나만 그런가?
 
편우진:그거 위에 보면 자동번역 있을거야.
그거 빼.
이거 외국사이트라서 자동번역 돌아가고 있을거야.
 
정재헌:어디로 들어가서 해야 돼요?
아.
됐다.
됐어요.
 
조아 힘차게 가보자ㅡ!
 
.
 
.
 
시간은 벌써 저녁, 내일은 주말, 토요일이네요. 오랜만도 아니지만, 새삼스럽게 훈련 시각이 일찍 끝났다는 것과, 오늘은 두 선생님들 다 야자 감독이 아니라는 것에 합쳐져서, 기왕 외식까지 하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돼지든 소든 한 마리씩 먹을 만한 성장기인 아들은 신나서 어디 갈까? 하며 열심히 고민하고 있네요.
 
편우진:아빠, 어디 갈 거야? 저번에 거기 맛있었는데, 삼겹살, 어디더라.
 
정재헌:아, 그 삼겹살집. 여기 맛있었어? 여기 근처야.
맞죠, 상욱 씨. 우리 자주 데이트하던 곳이요.
 
편상욱 :그때 우리 아들이 10만 원 넘게 먹은 거 같은데.
 
편우진:와 진짜 멀리까지도 갔구나 아빠들.
 
정재헌:삼겹살을 어떻게 그렇게 먹지.
 
편상욱 :팔도를 다 돌아다니면서 데이트했지.
 
편우진:대패삼겹살이었잖아! 20인분은 기본이지.
그러면 우리 저기로 가? 응? 저기? (눈 초롱초롱.)
 
편상욱 :가, 가서. 오늘은 20만 원 긁어.
 
정재헌:여보?
 
편상욱 :그 정도로 못 먹어...
 
편우진:아싸! 잘 먹겠습니다! 가자, 가자! (둘 양 팔에 잡고 신나서 쫄래쫄래!)
 
정재헌:(작게 웃음 터뜨리고 따라가는 중.)
 
편상욱 :(그냥 끌려가는 중.)
 
식당에 자리잡은 세 사람. 역시 금요일 저녁이라고, 사람들은 많네요. 다들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데, 잘 들어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뭔가 모든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편상욱, 정재헌. 듣기 판정.]
 
( ]를 가져간다,,,)
 
편상욱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정재헌: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욱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뭐. 잘 들리지 않네요. 열심히 고기를 맡아서 굽고 있느라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재헌에게는 예민하게도 들립니다. 다른 사람들의 혀를 차며 끌끌대는 한소리를요.
 
야, 야. 뉴스 봐라. 저거 그거 아냐?
 
저거 시위까지 해? 미쳤네, 진짜. 종교단체인데, 저거 못 잡나?
 
정재헌:종교?
 
대패 반 접시를 한 입에 우겨넣어 우물거리며 볼이 미어터져라 먹고 있던 우진이 슬쩍 고개를 들어, 식당에 걸린 벽걸이 티비를 바라봅니다.
 
마침 하고 있는 뉴스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데, 십자가도 아닌 무언가 이상한 막대를 이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바닥에 무릎 꿇고 빌며 우는 여성의 장면, 마구 화를 내며 불을 붙이지 않은 화염병을 들고 휘둘러대는 아저씨까지, 총체적 난국입니다.
 
티비의 중계 기자가 열심히 사람들의 고함과 비명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습니다.
 
정재헌:(사람들 말 기울이다 우진과 같이 뉴스 봄.)
 
심상치 않은 뉴스의 화면에, 셋 다 전부 화면을 보기 시작합니다. 편우진, 편상욱, 정재헌. 듣기 판정.
 
편상욱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재헌: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편우진: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고기에 정신 팔려 있음...)
 
정재헌:저, 저게 뭐야?
 
편상욱 :말세다, 말세야...
 
우진이는 별 관심이 없는건지, 아니면 배가 정말 많이 고팠던 건지, 열심히 고기를 먹기 시작하네요. 간신히 뒤늦게나마 뉴스 화면에 자막까지 띄워지며, 앵커의 말이 둘에게 또렷이 들립니다.
 
정재헌:(고기 한 입도 먹지 못 하고 티비 보는 중.)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이루어진 마을 전체 실종사건부터, 일본 도쿄 에가와초등학교 3반 학생들 단체 실종 사건까지, 이유도 알 수 없는 실종사건들이 전 세계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북한산에서 그 중심에서만 7.3의 강도 높은 지진으로 인해⋯⋯.
 
편상욱 :(정재헌 입에 고기 넣어주면서 티비 봄.)
 
정재헌:심각한 거 아니에요? (우물우물.)
 
편우진:아, ㅡ... ! ...
 
식당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더 들리지는 않네요. 식당에 사람이 많다지만 너무 시끄럽네요. 귀가 먹먹할 정도인데, 우진이 뭐라고 말해보지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사람 목소리조차도 안 들립니다. 잠깐, 너무하잖아요! 편상욱씨, 어떻게 좀 해봐요!
 
편상욱 :국대가 사람 때리면 감빵 가.
 
이럴 때 쓸 당신의 비기가 있잖아요!
 
아니왜모든것을무력으로해결하려고해요!?
 
편상욱 :야이새끼들아좀닥쳐봐!
 
정재헌:...?
 
편상욱! 위협 판정!
 
편상욱 :
위협
기준치: 85/42/17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재헌:??????
 
편상욱 :맨날 이런 것만 성공하고.
 
와,.. 뭐야?
 
신고 안 해도 되나...
 
얼추... 조금이나마 괜찮아졌네요. 다행입니다. 일단 다행이죠! 주변 공기가 꽤... 시원해졌어요! 누구 때문인지는 우리 비밀로 하도록 해요.
 
편상욱 :은근 맥이네.
 
그런 와중에도, 계속 티비에서 눈을 떼지 않던 재헌에게, 보답이라도 하듯이 기자는 새로운 소식을 물어다 줍니다.
 
지금 서울시 광화문에서부터 진행된 대규모 시위는, 몇몇 세계사회 복지자부터 지도자까지에 이르러 언급되는 ‘멸망’의 징조를 구원으로 받아들이며, 현재 세계 지부로 펼쳐나가는 이른 바, “그린교” 사태가⋯.
 
정재헌:그린교?
 
편상욱 :이름 구려.
 
친숙한게 좋은게 좋은거죠.
 
정재헌:저런, 교가 있었나?
 
편우진:⋯아, 아빠.
 
정재헌:왜?
 
편우진:나 내일 나갔다 올 거야, 저녁도 먹고 올 것 같은데.
 
편상욱 :어디 가는데.
 
정재헌:어디를?
 
편우진:어. ⋯⋯.
 
편상욱 :어?
 
정재헌:친구 만나니?
 
편우진:그게... 데이트.
 
정재헌:뭐?
 
편상욱 :데이트?!
 
정재헌:누구랑, 어디서.
 
편상욱 :애인이 있었어?
 
정재헌:누군데?
이름이 뭔데?
몇 살이니?
 
편상욱 :어디 사는데.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침착해요! 다들, 저렇게 귀여운 아들이 눈을 빛내고 초롱초롱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편상욱 :뭐 하는 앤ㄷ, 응.
 
유난히 조금 들뜬 느낌이 강합니다. 세상에, 어디서 만났길래 이러고 있을까? 싶지만, 우진이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 같아요.
 
편우진:아니, 학교에서 나오는데, 수요일 날. 고양이 있잖아. 학교 뒤뜰에 있는 치즈냥이. 걔가 좀 어디 다쳤는데, 안고 달래면서 병원에 데리고 가려고 하더라고, 아니. 진짜.
그래서 뭐, 같이 가다가~ 뭐, 어어―⋯.
아, 사진도 있어! 보여줄까?
 
편상욱 :당장.
 
정재헌:응.
 
 
편우진:
레드썬
 
휴대폰에 저장된, 제법 단정한 외모의 소년이 찍힌 사진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은 맞아요. 어라? 편상욱, 정재헌.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판정도 가능합니다.
 
정재헌: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누구노리고말한건데알아서잘하네
 
재헌, 화면을 확대해볼 수 있어요. 확대해볼까요? 저기, 이름표가...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름이...!
 
정재헌, 관찰력 판정!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 이 학생.
 
맞네! 우리 학교 전교 회장님이잖아요. 교대 준비하는. 내신도 괜찮고, 교내 논술도 성적이 월등하고, 인성 바르고, 그런데.
 
... 그런데.
 
정재헌:전교 회장?
 
원래 이런... 인상이었나요? 좀 더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인데, 뭔가 사진에 찍힌 학생회장은 뭔가 인상이 다릅니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이상한 거리감이 느껴져요. 우리 오전에도 마주친 것 같았는데요.
 
정재헌, 편상욱. 좀 더 자세히 보시겠습니까?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뭐야...
 
둘은 좀 더 사진을 자세히 보다가, 정재헌. 시야가 뭔가 달라집니다.
 
정재헌, 정신력 판정.
 
정재헌: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니, 이 친구가 원래 이랬나?
 
휴대폰 화면이 지직거린다 싶더니 사진 속의 인물은 어느새 사라지고 검은 덩어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화면 속 그 원초적 점액은 지구상에 혼재하지 않는 색으로 번쩍이며 부글부글 끓고있고, 연기를 닮은 구체들이 산발적으로 모여들다 터지기를 반복합니다.
 
정재헌:뭐야?
뭐야, 이거?
 
우진이가 장난을 치나? 싶은 와중, 다시 정신을 차리면 그 화면 그대로입니다. 그 학생회장은 화면 너머로 웃고 있고요.
 
편우진:... 아빠? 왜 그래?
 
편상욱 :뭔데, 왜?
 
정재헌:아니, ... 우진아, 너 방금, 아, 아닌가. 화면이 잠깐 이상하던데.
 
아무것도 못 본 부자는 재헌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러지만 우진이는 좀 기분이 들떠있네요. 제법 기대하는 모양입니다.
 
편우진:핸드폰 바꿀 때 아직 안 됐는데, 아, 폰 줘. 사진 닳아!
 
정재헌:우진아, ... 그.
그 친구, ... 괜찮은 거 맞지?
 
편상욱 :아빠 서운하게 왜 그래, 인마.
 
편우진:진짜 잘생겼지 않아? 아, 진짜. 이야기도 하나하나, 다 알고 있다는 것처럼 내 이야기도 바로바로 알아주고.
이야기하는 것도 편해. 아, 뭐. 가끔 교회 가자고는 하는데. 아닌가, 교회가 아니라 예배장이었나.
 
정재헌:뭐?
 
편상욱 :교회를? 교회는 느이 아빠도 다녀.
 
정재헌:어디 교회 다닌대?
근처 교회일지도 모르겠는데.
 
편우진:사회 공부가 될 것 같다고, 종교 공부도 한대. 어, 절에도 가봤고, 성경도 읽어봤는데 요새는 그, 최근에 이야기하던 그 있잖아.
아, 그린 기도원, 거기였어.
 
정재헌:우진아?
 
편우진:응?
 
편상욱 :... 거길?
 
정재헌:아까 나온 곳?
뉴스에.
 
편우진:아까 뭐 나왔어?
뉴스?
 
정재헌:뉴스에 지금 난리가 났잖아.
 
우진이는 다시 티비를 봅니다. 뉴스는 끝나고, 낚시 예능 프로그램을 하네요. 와! 월척이다!
 
편상욱 :쟤 뭐 먹을 때 아무것도 안 듣잖아.
 
편우진:뉴스 뭐 있었어? 그냥 뭐, 홍수피해 났다고 했잖아.
 
정재헌:아니, 상욱 씨, 상욱 씨도 봤죠.
 
편상욱 :뭔가... 찜찜하긴 한데.
 
정재헌:다른 종교를 아빠가 존중 안 하는 게 아니라.
아까 분명.
 
편상욱 :시위 어쩌구 하면서...
 
편우진:아, 괜찮아! 괜찮아. 나한테 관심 없어하는 것도 알고, 아빠가 정 선생님인 것도 아니까 더 조심스러워하더라. 진짜 배려심 좋지 않아?
 
정재헌:시위도 했고, ... 피해도 많았고, 아까 폰도.
아니, 우진아.
 
편우진:괜찮아, 선배 잖아.
 
뭔가, 좀. 많이 빠져있는 것 같네요. 우진이가 첫 사랑앓이를 제 아빠보다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석연찮죠. 둘 다? 그린교라니! 그 멸망을 도모하는 미친 사이비, 읍읍읍! 그러거나 말거나, 우진이는 내일 플랜을 줄줄 읊습니다.
 
정재헌:(들고 있던 젓가락까지 놓고 얘기 경청함.)
 
편우진:내일 어, 정오에 레드 윌 에서 만나기로 했고, 시간 괜찮으면 놀이공원 가게! 에덴 랜드, 버스타고 금방이잖아.
 
편상욱 :(귀는 우진이 얘기 듣고 손으로는 재헌이 입에 계속 고기 넣어주고 있음.)
 
편우진:아빠 나는?
:3
 
편상욱 :너는 알아서 먹어.
 
정재헌:(상욱이 먹여 주는 거 조용히 받아먹음.)
 
편우진:웅. (고기왕창입에우겨넣기.)
 
정재헌:놀이공원?
 
편우진:우움. 뭉. 느르긍은. 슨브그 표드 읏드.
(선배가 표도 있대!)
 
정재헌:그래?
(저도 이 와중에 고기 싸서 상욱 입에 넣어 줌.)
 
편상욱 :놀이공원에서 조심히 놀아. 어? 뛰다가 넘어지지말고. (냠냠.)
 
편우진:아, 당연하지! 내가 뭐 애도 아니...
 
편상욱 :애야.
 
정재헌:애지.
 
지이이잉ㅡ
 
편우진:어? 감독님이네. 잠깐만.
여보세요? ㄴ, 어?! 오늘?! 오늘 훈련 있었어요?! 왜!? 아니, 어, 아, 가, 가요!
 
정재헌:가야 한대?
 
편상욱 :훈련 있대?
 
편우진:아빠, 나 갔다올게. 그냥 마무리 대련만 후딱 해주고 바로 집 갈게!
아빠 나 쌈 하나만!
 
정재헌:고기 얼마 못, ... 아, 다 먹었네.
(쌈 하나 크게 싸서 먹여 줌.)
금방 와라.
어디 가지 말고.
 
편우진:(와아아앏 크게 물고 뛰어감!) 믕!
 
편상욱 :아이고, 갔네.
 
뭐, 일단. 정말로 쌩 사라진 아들... 을 뒤로 하고, 일단 집으로 가죠! 좀 폭풍같았네요.
 
잠깐만, 가면서 우리 서로 머리를 맞대봅시다. 아들의, 첫 사랑인데. 첫사랑이긴 한데................
 
정재헌:상욱 씨.
아까, 우진이가 보여 주던 학생 말이에요.
 
편상욱 :어, 우리 학교 회장.
 
정재헌:학교에서 볼 때 굉장히 예의도 좋고 해서 나쁘게 보는 친구는 아닌데.
그린교를 다닌다고 하니까. 그래도 좀.
 
편상욱 :나도 그게 좀 걸리는데. 아직 애고, 진지하게 다니는 건 아닐 것 같기도 해서...
뭐, 절도 다녔고, 여기저기 다닌다잖아요.
 
정재헌:그래도 지금 나이에, 입시도 중요할 텐데 다닌다는 게 뭔가 마음에 걸리네요.
 
물론 부모 마음에서야 수상한 걸 생각한다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너무 수상하잖아요.
 
정재헌:그래서 말인데, 우리, ......
 
편상욱 :따라가자고?
 
정재헌:네.
몰래.
 
편상욱 :007 같네, 무슨. 비밀 작전...
 
이것은 과연 부모의 사랑일까 과보호일까! 하지만, 조금 문제가 있어보이잖아요! 상대방이 아니라 우진이가. 혹시 몰라요. 지금 이렇게까지 홀랑 빠져있는데, 조금만 더 꼬드기면, 이제 뉴스에서 아들의 얼굴을 보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정재헌:가서 조금만 지켜 보다가, ... 안심이 되면 우리도 놀다가 와요.
 
극단적인 사고방식이라지만, 그만큼 아들의 행보는 늘 기상천외했으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사랑으로! 어쩔 수 없으니까! 따라가보고! 이상하면...
 
이상하면 한껏 우리 방해해버립시다!
 
얘들아! 대학가서도 충분히 연애할 수 있어! 작전으로 가보자구요.
 
편상욱 :그냥 데이트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재헌:그러게요. 괜한 걱정인 거 알지만, 아까 그 뉴스도 그렇고, ... 괜히 사진도.
걱정이 많잖아요, 내가. 아닌 거 금방 확인하기만 해요, 우리.
 
둘은 뭔가 오묘한 불안감을 안고... 집에 돌아갑니다. 아들은 한참 늦는 것 같네요.
 
그래도 항상 훈련을 싫어해도 막상 좋아했으니, 내일을 위해서라도 일찍 자는 게 좋겠어요.
 
정재헌:왜 이렇게 늦는 거 같지.
 
편상욱 :훈련이 늦나 봐.
 
정재헌:일찍 잘까요, 우리?
 
편상욱 :그래요, 꼭 안고.
 
정재헌:쪽.
 
편상욱 :쪼옥.
 
눈 가리고 안 보고 잇어요! 둘은 꼭 끌어안습니다. 미약하게 느껴졌던 걱정이 그나마 서로가 있어 지금은 잠시 가신 느낌이네요. 정재헌, 천천히 눈이 감깁니다. 마찬가지로 편상욱도요, 오늘은 제법 빨리 몸이 잠겨드네요.
 
.
 
.
 
.
 
그날 밤 잠든 두 사람은 모두 공통된 꿈을 꿉니다.
 
처절한 비명에 눈을 뜨면, 온 세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천장은 이미 무너졌으며 도로는 끝없이 갈라져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멸망의 중심. 무수한 울부짖음.
 
그 소리에 거대한 박쥐떼가 지상으로 내려와 혼비백산한 사람들을 찢어발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잡아먹히고, 무언가 뒤틀린 것들이 땅을 휘젓고 다닙니다.
 
정재헌:이, 이게 뭐지?
 
수 미터 긴 팔을 늘어트린채로 죽어라고 뛰는 등산복 차림의 괴물, 머리가 반이 잘려나가 귀를 움찔대며 바닥을 기는 좀비같은 괴물,
 
꿈인 건 확실한데, 정재헌, 저기 멀리 편상욱이 보입니다.
 
정재헌:상욱 씨?
 
편상욱 :정재헌?
 
멀찍이서 그가 보입니다! 편상욱, 가까스로 재헌에게 달려가 붙듭니다. 꿈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와중.... 저 멀리.
 
두 사람 다, 관찰력 판정.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 멀리, 도시를 다 덮을 기세인 거대하고 새카만 해일이…. 해일? 아뇨, 저것은 해일이 아닙니다. 거대한 눈동자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부글부글 끓는 검은 것에서 뻗어지는 촉수가 세상을 끝없이 삼키고 있습니다.
 
정재헌:저거, 저게 뭐지?
상욱 씨, 피해요, 얼른. 같이.
우진이는, 우진이는 어디로 갔지?
 
편상욱 :저걸 피할 수가 있는 건가...
 
!:멸망이, 드디어 그분이 강림하사 멸망이 도래했으니 우리는 그 아래에서 모두 하나가 될 지어다!
 
비명 같은 웃음소리가 귀를 찢을 듯 울리면...
 
.
 
.
 
.
 
편상욱, 정재헌. 잠에서 동시에 깨어납니다. 그와 동시, 악몽에 정신이 흐릿하고, 숨이 가빠옵니다. 둘 다, 동시 이성 판정.
 
정재헌: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편상욱 :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둘 다, 어째선지 끔찍한 광경을 눈 앞에 생생히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 괜찮네요? 마치, 예전부터, ... 어디서 봤듯이.....
 
... 근데 잠깐! 시간이 몇 시죠? 10시 30분?
잠깐!
 
우진이는 조용한 것이, 벌써 나갔나봐요. 아니, 학교를 이렇게나 빨리 일찍 잘 준비해서 나갈 것이지! 이놈은 뭘 한다고 12시 약속을 벌써 나갔을까!
 
정재헌:어디로 갔지?
벌써 나간 거야?
 
편상욱 :12시 약속이라며?
애 없어?
 
정재헌:응.
 
편상욱, 잠깐만요. 토요일 아침? 잘 생각해봅시다.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맞네. 토요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오전 훈련이 있었잖아요.
 
그래도 중요한 데이트니 뭐니 해도 할 일은 다 하는 게, 제법 기특하지 않나요? 자! 둘에게는 선택권이 이제 주어졌습니다.
 
재헌씨는 어제 저녁 우진이 말한 약속장소와 시간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이제 결정해봅시다. 우리가 먼저 더 일찍 나가서 몰래 진을 치고 있을지, 아니면 집에 있는 척 하다가 나가는 것을 쫓아 나갈지.
 
정재헌:상욱 씨.
우리 먼저 출발할까요?
 
편상욱 :아무래도 그러는 게 좋겠지?
 
정재헌:네, 그러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좋아요! 열심히 준비합시다. 제가 준비하기 좋은 음악을 틀어드릴게요.
 
뭐뭐어쩔거야빨리옷입어요! 30분이면 아들 온다고요! 걔 뛰는 속도 빠른 거 알잖아요! 40분도 채 안남았을걸요!
 
정재헌:빨리, 빨리. (주섬주섬.)
 
편상욱 :(옷장 뒤적이다가 제일 자주 안 입는 옷으로 갈아입음.) 애 오겠다.
 
정재헌:상욱 씨, 오늘 좀 귀여운데요?
 
편상욱 :귀여워? 아이, 참.
 
자! 빨리! 지금 애정행각!? 서로 씻고 나오느라 20분 남았어요!
 
옷 골라! 무슨 스타일로 입을 건지 정해 입어봅시다!
 
편상욱 :바빠도 할 건 해야 돼.
 
정재헌:뽀뽀는 해야겠어요. 쪽.
 
편상욱 :쪽, 자기야. 자기도 안 들키게.
 
정재헌:캐주얼하게 입고 가지, 뭐.
모자도 쓰고 갈까요.
 
노래가의미가없어졋어요.
 
하지만16분남았다고친절히말해드릴게요!
 
편상욱 :선글라스도 쓸까.
 
정재헌:응, 좋다.
 
편상욱 :좋아, 좋아. 자기도 하나 쓰자.
 
정재헌:이거?
 
편상욱 :응, 예뻐. 쪽.
 
정재헌:가요, 가자.
지금 십 분 남았어.
 
지금 시각, 10시 50분!
 
편상욱 :뛰어, 뛰어.
 
정재헌:자기 엄청 빨, 자기야, 천천히.
 
아슬아슬하게 나와 차에 타서 주차장에서 나오니, 목검집을 등에 맨 채로 죽어라고 뛰어 들어오는 아들이 보이네요! 세이프! 라고 하죠.
 
뭐, 깔끔하게 출발하도록 할까요?
 
편상욱 :늦을 뻔 했네...
 
정재헌:다행히도.
 
[낮의 브런치 카페, 레드 월]
 
우진의 데이트 시간인 정오 30분 전, 재헌과 상욱은 이미 아들의 데이트 장소인 브런치 카페 [레드 월] 에 도착해있습니다.
 
붉은 벽돌 벽이 시그니쳐인 카페는 아직 느긋합니다. 종업원은 한 명 뿐이군요. 오픈 키친형으로, 키친과 이어진 바 쪽에 [종업원용 앞치마]가 걸려있습니다.
 
창가쪽에는 명백하게 데이트용으로 셋팅된 예약석이 한 테이블 보이네요.
 
잠깐데이트용?
 
정재헌:잠깐.
 
편상욱 :왜.
 
정재헌:저거 데이트용 아니에요?
 
재헌씨, 생각해봐요. 지능 판정.
 
정재헌: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다른 사람인가 보네요.
 
갑자기 뇌정지가 와버린 재헌;
 
정재헌:그렇겠지.
다른 사람이겠지.
설마?
우리 아들이겠어?
설마.
아닐 거야.
 
편상욱 :진정해, 자기야.
 
그그렇죠? 뭐뭐 뭐 설마. 하는 사이에.... 종업원이 친절히 다가오네요.
 
!:어서오세요! 예약하셨나요?
 
물어볼 거 여기서 싹 다 물어봅시다! 이 직원은 좀 친절해보여요.
 
정재헌:저, 저기.
 
지금 데이트를 구경하는 걸 포기하고 대하 맛집을 물어볼 수도 있겠죠.
 
정재헌:그, 죄송한데......
 
!:네, 말씀하세요.
 
정재헌:데이트석, 저기, 혹시 누구 이름으로.
 
!:아, 정재하 님으로 되어있으시네요, 일행 분이신가요? 어, 분명 2인석만....
 
정재헌:정재하?
 
편상욱 :정재하?
 
정재헌:아, 아닙니다.
그, 그냥, 저희 자리인가 해서.
 
정재헌, 편상욱. 각각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재헌: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편상욱은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정재하. 그런 이름이었죠. 어쩐지 제 옆의 부인과 닮기도 했었고, 아무튼뭐... 능력있네요! 정도밖에 생각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재헌, 뭔가 다릅니다. 여긴 시내 핫플레이스권이고, 이 곳은 인스타 팔로워도 이만명이나 넘어가는 대 호황 가게라고요, 지금도 보면 사람들이 많아요. 딱 마침 상욱과 재헌이 앉을 자리가 겨우 나서, 다른 사람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죠.
 
그런데, 여기를, 예약? 인스타로 예약 문의를 받고 있지만. ...비쌀게 뻔한데. 학생회장 친구네 집이 그렇게 부자였나?
 
정재헌:학생이 내기에는 부담일 텐데.
부모님이 용돈을 많이 주시나?
 
편상욱 :그런가, 아무래도 어린 애들이 많이 보이진 않는 것 같긴 한데.
 
정재헌:괜찮을까?
 
편상욱 :데이트니까 힘 줬을 수도 있고.
 
정재헌:우리 아들 용돈을 너무 조금 주나?
갑자기 재하한테 미안해지네.
 
한 달 용돈 얼마나 주나요?
 
편상욱 :... 15?
 
정재헌:여기 반반 낸다고 하면 얼마 못 쓰겠는데.
 
한 주에 37500원, 교통비 포함이면 제법 빠듯하겠지만, 딱히 우진이가 운동 말고 하는 취미도 친구도 없잖아요!
 
....괜찮겠죠 뭐!
 
편상욱 :식비를 많이 써서, 우리 애가...
 
정재헌:그렇긴 하죠.
 
[AM 11:45]
 
딱 15분 전, 우진이 들어옵니다. 제법 일찍, 잘 맞춰서 매너있게 나왔네요! 아들 잘 키웠어요. 근데. 와우.
 
제법 차림새가 멋진데요! 딱 나이에 맞는 스포티한 차림이지만 신발까지 하나하나 코디한 모습, 심지어 머리까지 셋팅, 어라? 아빠 스프레이가 조금 줄어든 기분이?
 
정재헌:상욱 씨, 우진이가.
우진이 맞죠?
 
편상욱 :어, 우진이... 머리가 반질반질하네.
 
끼고 있는 이어폰 안에선 즐거운 노래가 흘러나오는지 발걸음도 가볍고, 싱글벙글 웃는 얼굴은 몹시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우진이 카페로 들어오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네요. 아무래도 상대인 재하를 찾는 것 같...
 
잠깐만! 이쪽 보잖아!!!! 고개 숙여요!
 
정재헌:아.
 
편상욱 :얼굴 가려, 가려.
 
두 사람 다 민첩 판정.
 
정재헌: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편상욱 :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정재헌:아......
 
편상욱 :...
 
어, 어디 보자~ 뭐, 뭔가~ 뭔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둘 다, 그래도 빠르게 아예 자리 밑으로 숨어버릴까요? 은밀행동을 해도 좋아요!
 
편상욱 :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정재헌:
은밀행동
기준치: 85/42/17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둘 다 어떻게든 숨는 건 성공했는데, 아. 편상욱, 크기는 진짜 너무 크다. 덜컹!!!!!! 쾅! 하며 살짝 소음이 일어납니다.
 
편상욱 :아, 아 씨...
 
정재헌:아야야.
 
그래도 진짜 다행인 건, 우진이가 이어폰을 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오히려 빈 자리를 찾느라, ...잘 안 본 것 같긴 하네요. 조금 어깨가 욱신욱신거리지만. 어, 괜찮을거예요. 점수 +0.5.
 
몇 번 두리번거린 우진은 직원의 안내로 예쁘게 꾸며진 예약석, 창가 자리에 혼자 앉습니다.
 
편우진:... 아, 큼. 음.
 
엄청 어색해보이네요. 메뉴판도 뒤적거리고, 휴대폰도 괜히 꺼내 만지고....카톡을 보내듯이 엎드려서 톡톡 눌러봅니다.
 
정재헌:여기 너무 좁... ...
 
...늦네요. 정오를 알리는 가벼운 곡이 틀어, ㅈ, 이제 그만 나오셔도 돼요. 아버님들!
 
편상욱 :아휴, 뭘 떨어뜨려야 가지구... 아이고, 허리야.
 
정재헌:아야... ...
 
[PM 12:00]
 
약속 된 시간이 지났지만, 우진의 앞자리는 아직 비어 있습니다. 우진은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것에 괜히 부끄러운건지, 어색한건지, 핸드폰만 죽어라고 보내요. 오히려... 들키지는 않겠어요! 허리를 좀 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감히 첫 데이트, 첫 약속시간에 늦어? 벌써부터 감점 요소가 보입니다.
 
편상욱 :자기야, 난 회장 별로야.
 
정재헌:아, 약속을......
우리 아들이 그렇게 기다리는데.
 
편상욱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정재헌:(점점 입꼬리 내려감.)
 
편상욱 :우리 애는 아까아까 왔는데.
(입에 주스 빨대 물려줌.)
 
그렇게 아들 걱정, 시간 걱정, 묘한 언짢음을 이겨내고 있자니. 명백하게, 아주 몹시! 굉장하게 수상쩍어보이는 인물 네 명이 카페로 들어와... 우진의 테이블 근처에 자리를 잡습니다.
 
정재헌:(조금은 괜찮아짐.)
 
편상욱, 정재헌! 관찰 판정.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 사람들은 뭐지?
 
편상욱, .......자료조사 판정 재 시도 기회를 드립니당.
 
아니다 관찰굴려요
 
펌블나오면울꺼자나.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우진의 테이블에서 두 개의 테이블 쯤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굉장히 수상해 보이는 네 명입니다. 새카만 옷에 새카만 모자, 피부가 드러난 곳에는 처음 보는 레터링 문신이 가득하며 손에는 뭔지 모를 작은 약병을 꼭 쥔 채로 뭔가를 소곤소곤소곤 말하고 있는데 불안하고 초초하고, 또 약간 화나보입니다.
 
그런데..... 저것들 계속 우진이쪽을 흘끗거리고 있지 않나요? 뭐지?
 
정재헌:뭐지?
 
편상욱 :쟤네 뭐라는 거야.
 
정재헌:무서운 사람들이 자꾸 우리 아들을.
 
편상욱 :무슨 깡패조직 깍두기처럼 생긴 놈들이.
 
정재헌:이상한 사람들 아니에요?
 
어떻게 할까요? 뭔가 수군수군, 속닥속닥.....
 
조금 귀 기울여서 들어볼까요?
 
편상욱, 정재헌, 듣기 판정.
 
편상욱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재헌: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대로 데이트가 성공하면 우리의 염원도 끝장이야...
 
노인:저 남자애가 원흉이야.. 저 꼬맹이만 그분 곁에서 떨어트릴수 있다면 세상은 순조롭게 하나가 될텐데...
 
!:어떻게든 데이트를 망쳐놓고 ..... ...... 해야지만..
 
노인:맞아.. 이대로라면 그분은 다시 잠들고 말 거라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죠?
 
정재헌:무슨 말이야, 저게?
 
사실 정재하는 무슨, 그린교 교주라도 되는 급이었던 걸까요?
 
편상욱 :데이트 망치기 전에 저 놈들부터 어떻게...
 
정재헌:저 사람들, 그 사람들 아니에요?
같은 그린교 사람들?
 
당황스러움도 찰나, 무언가 행동을 취하려고 하면 땅이 약하게 흔들립니다.
 
정재헌:응......?
 
지진일까? 생각하면 곧 멈췄고 그와 동시에 딸랑,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재하! 그가 들어옵니다.
 
잠깐, 지금 시각.
 
정재헌:아니, 지금.
 
[PM 12:40]
 
편상욱 :뭐 하는 놈이야...
 
40분이나늦었어!?
 
편상욱 :우리 애를 한 시간을 기다리게 하고...
 
우진을 향해 급하게 잰 걸음으로 달려가는 재하를, 두 사람이 죽어라고 노려봅니다..... 상욱, 재헌, 관찰 판정.
 
편우진:선배!
 
정재하:많이 기다렸어?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달려가는 재하의 그림자가 이상하게 꿀렁거립니다.
 
정재헌:응?
 
그림자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것도 같고,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저 그림자 안으로 빠져들 것 같습니다.
 
편상욱 :저게 뭐야, 대체...
 
영겁의 목마름과 암흑의 우주 속에서 하나가 되듯....
 
.
 
.
 
어.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한거죠? 헛것을 봤나?
 
정재헌:저, 저거. 폰에서 내가.
 
정재헌, 편상욱, 이성 판정.
 
편상욱 :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재헌: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금 저게 문제예요? 어, 아주 끌어안겠어! 둘은 손을 마주 잡고 각자의 맞은편에 앉,
 
손을마주잡고!?
 
언제저렇게친해졌지!?
 
정재헌:어?
사귀는 거야?
 
정재하:오래 기다렸어? 기도가 좀 늦어져서...
 
편상욱 :저러다가 키스하겠네.
 
편우진:아니예요! 나도 사실 좀 늦게 왔어요, 어, 온 지 10분도 안 됐어. 운동 끝나고 샤워하고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정재하:그래? 다행이다. 배고프지?
 
정재헌:쟤 거짓말을.
저렇게 잘해?
 
편상욱 :한 시간이나 기다렸으면서.
 
정재헌:속이 터지네.
그리고 사귀는 거 같아요, 상욱 씨.
 
편상욱 :벌써 사귄다고?
 
정재헌:저렇게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요?
진도 어디까지 나간 거야.
 
제법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우진과, 웃으며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재하. ...제법 괜찮아보이지 않아요?
 
제법... 그림이 예쁘잖아요! 재하가 오냐오냐 받아주는 것 같고.
 
편상욱 :시간약속부터어기는놈은갱생불가다.
 
너무행.
 
편우진:선배, 뭐 먹을래요? 저 아무거나 다 잘 먹어요.
 
정재헌:어휴.
 
정재하:샐러드도 시키고, 음. 샐러리 잘 먹어? 괜찮니?
 
편우진:샐러리.. 어! 네네! 운동하다보면 어, 네! 다 먹어요! 안 가리는 거 없어요!
 
정재헌:샐러리를?
 
카레에 당근부터 밥에 완두콩 골라내던 아들은 어디로 간 거죠.
 
정재헌:고기 좋아하는데... ...
 
편상욱 :우리 애 야채 안 먹는데...
 
정재헌:(입꼬리 내려감.)
 
정재하:그러면 샐러드랑, 가볍게 샌드위치 먹을까? 어, 이것까지 시키면 좀 많을까⋯.
 
편상욱 :(내려가는 입꼬리 보면서 입에 케이크 넣어줌.)
 
편우진:어, 아, 아뇨. 많을 것 같은데요. 저 진짜 배 안 고파요. 요새 다이어트 중이라 잘 안 먹어서....
 
정재헌:(우물우물.)
 
정재하:아, 그래? 뺄 데가 어디 있다고. 운동하는 애들은 많이 먹는다던데.
 
편우진:아이, 그런 애들은 따로 있고, 저는 뭐. 저 샐러드 좋아해요. 진짜.
 
정재헌:어제, 고기 막 먹던 이유가 있었구나.
 
편상욱 :저럴 려고 그랬네...
 
둘은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재하가 깔끔하게 주문을 마칩니다. 샐러드에 에그 샌드위치랑 주스 두 잔. 분명 아까 우진이가 40분 내내 기다리면서 마시던 주스잔은... 와, 테이블 밑에 있네요.
 
언제 치웠지? 저 녀석?
 
정재헌:치밀한 거 봐.
 
편상욱 :우리 애가 저렇게 행동이 빨랐나.
 
잠시 후 맛있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종업원이 키친쪽에서 브런치를 들고 나와 우진과 재하의 테이블로 출발합니다. 그럼 그때, 수상한 신도들이 종업원을 불러세웁니다. 관찰력 판정.
 
정재헌:그러니까.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 사람이 종업원의 이목을 끄는 틈에 다른 후드가 우진에게 갈 브런치에 수상한 가루를 뿌렸습니다!
 
저게 뭐지?! 저게 뭐지!?!?
 
정재헌:뭐야?
뭐 하는 거야?
 
편상욱 :우리 애가 먹을 음식에 장난질을, 저 새끼들이.
 
종업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우진의 테이블에 브런치를 셋팅합니다. 샐러드는 아무래도 재하의 몫이고, 그래도 재하가 신경써줘서 에그 베이컨 브런치를 추가로 해줬나봐요. 그건 바로 우진이한테 대놓고 내려놓아지네요.
 
잠깐. 저거 일단 막아야 하잖아요! 뭔지도 모르는 거를 먹일 수는 없는데!?
 
정재헌:어쩌지?
 
편상욱 :어, 어.
테이블 던져.
 
생각하자. 생각하자. 생각하자.
 
생네?
 
정재헌:아, 그.
아.
어쩌지.
 
편상욱 :아, 아니면. 의자를.
 
정말로 다행히, 두 사람은 브런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뭔가 우진이가 알려주고, 재하가 어색히 찍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네요.
 
생각해보자! 재헌, 지능 판정.
 
정재헌: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잠깐! 저게 입으로 들어가는걸 막으려면 말을 시키는 방법이 최고 아닐까?
 
편우진:일단 전화를 걸어서 바깥으로 유인해보자! 누가 전화를 걸어볼까요?
ㅈㅅ
ㅋㅋ
아씨발이럴줄알았지내가언젠간
레드썬!
 
빨리 레드썬해요
 
편상욱 :무슨 일 있었니?
 
사랑해
 
잠깐! 저게 입으로 들어가는걸 막으려면 말을 시키는 방법이 최고 아닐까요.
 
일단 전화를 걸어서 바깥으로 유인해봅시다! 누가 전화를 걸어볼까요?
 
정재헌:내가, 내가 걸게.
 
편상욱 :조심 조심, 티 안 나게.
 
좋아, 전화를 걸어봐요! 뭐, 뭐든 괜찮겠죠! 부모가! 자식한테! 통화하는데! 무슨! 이유를 만들...어야겠어요.
 
정재헌:뭐로 걸지.
 
편상욱 :어, 어... 데이트 잘하고 있니? 이건 너무 대놓도 방해 같은가.
 
정재헌:아, 아. 그게 나을까요.
 
편우진:이거, 사진을 이렇게 보면 돼요.
 
정재하:아, 고마워. 핸드폰, 새로 바꾸니까 정신이 없네... 이렇게 누르면 돼?
 
편상욱 :아니면, ... 어, 아니면...
 
정재하:배 많이 고프지? 먹어도 되는데.
 
편상욱 :핸드폰으로 마트 물건 배송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자!
얼른 얼른.
 
정재헌:아.
알았어요.
 
급하게 재헌이, 핸드폰으로 우진에게 전화를 겁니다.
 
[지잉ㅡ]
 
편우진:어? 잠깐만요, 아빠다. 무슨 일이지?
 
정재헌:어, 어, 우진아.
 
정재하:⋯⋯⋯ 아빠?
 
편우진:네, 어, 아빠요. 정 선생님. 선배, 저 잠시만요. 어, 무슨 일이야?
 
묘하게 얼굴이 어두워진 재하를 두고, 우진이 꾸벅 고개 숙이고 전화를 하며 밖으로 나옵니다. 상욱씨, 좋아. 지금입니다!
 
정재헌:어, 아빠가 정말 미안한데, 어, 아빠 물건 시켜야 하거든.
그런데 아빠가 이거 저번부터 실패를 해서.
 
편우진:어? 물건? 아, 배송? 어플 저번에 업데이트도 다 했는데. 많이 급해?
 
정재헌:응, 지금 시켜야 돼. 너 좀 이따가는 연락 안 받을 거 같아서 지금 한 거야.
 
우진이 전화를 받으며.. 이쪽으로 오네요?! 아! 그래! 화장실로 가나봐요! 길이 여기밖에 없어?!
 
둘, 민첩 판정!
 
정재헌: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상욱 :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우진은 전화를 하랴, 어플을 키느라 정신 없이 핸드폰을 보며 둘을 지나칩니다.
 
정재헌:아... ...
 
상욱씨, 진짜 지금밖에 기회가 없어요. 재헌씨는 계속 통화로 우진이를 정신 없게 붙들어줍시다.
 
편우진:아빠? 왜, 잘 안돼? 어, 뭐뭐 필요해?
 
정재헌:우진아, 아니, 이게 잘 안 눌리네.
 
편상욱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벽에 걸린 알바생 앞치마를 슥 쎄벼서 입는다.)
 
정재헌:우진이가 지금 내가 말한 거 우진이 아이디로 담아서 배송 시켜 줄 수 있어?
 
편우진:응, 응, 내가 해줄게, 뭐 필요한데? 많아?
 
상욱씨, 은밀행동or민첩 판정.
 
편상욱 :(앞치마가 좀 낑김. 불편함.)
 
앗, 잠시만요!
 
상욱씨, 앞에 종업원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매혹, 설득이 필요합니다. [외모]판정.
 
정재헌:어, 좀 많네. 어, ... 그, 쌀이랑, 어, 김치랑, 어, 그, 수박도, 휴지랑, 어, 그.
 
편상욱 :
외모
기준치: 75/37/15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편우진:우리 끝나고 장을 한 번 볼까....?
어, 김치랑, 수박이랑, 쌀은 늘 사던걸로 큰 거?
 
정재헌:응, 그 브랜드는 그, 우진이가 하고 싶은 걸로.
천천히 해 줄 수 있어?
 
종업원에게 다가간 상욱은 제법,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편우진:응? 어어, 보자. (뭔가 톡톡톡톡톡. 빠른 터치음소리;)
 
편상욱 :아, 저기. 그... 테이블에 휴지가 없어서요.
 
정재헌:아, 그리고 이불도 필요하거든?
 
아, 어머, 죄송해요. 금방 가져다드릴, 헉! 제가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종업원은 마침 냅킨이 다 떨어졌는지, 직원실 창고로 쪼르르 향합니다. 자, 지금입니다. 상욱씨. 은밀행동or민첩 판정.
 
편우진:이, 이불? 무슨 이불. ...아빠 또 찢어먹었어?!
 
정재헌:어? 어? 어... ... (이게 아닌데.)
 
편상욱 :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우진:아니, 아니. 아빠. .... 그럴 거면 이불을 아예 얇은 걸 사지 말고 큰 걸 사, 어짜피 아빠랑 작은 아빠 아무것도 안 입고 잘 때가 더 많으면서.
 
정재헌:아니, 아, 어, 알겠어. 응, 응. 일단 사자.
미안해, 아들. 데이트 방해하고.
 
편상욱 :천천히 가져오세요! (잠시 눈치보다가 앞치마를 슬쩍 빼온다.)
 
상욱은 짙은 레드 계열 앞치마를 쎄벼 입는 것을 성공합니다! 좋아, 이제 성공적으로 종업원인 척 할 수 있겠네요.
 
편우진:방해는 무슨. ... 아빠, 고마워.
사실 그거 말하면 아빠 싫어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가지 말라고 하지도 않고, 이해해줬잖아.
 
정재헌:(찔림.)
어, 어. 그렇지만, 응, 어.
좋은 친구 같더라고.
 
편우진:선배가 엄청 잘 해줘, 걱정하지 말고.
보자, 그러면 이불은.. 화이트로 사?
 
정재헌:어, 그래? 다행이다.
어, 아니, 검은색.
 
편상욱 :(앞치마가 왜 이렇게 작아, 아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크게 돌아 재하 쪽을 지나치며 우진의 그릇을 슥.)
 
정재하:⋯ 저기요.
 
편상욱 :(좆됐ㄷ.)
 
정재하:왜 가져가세요? 아직 안 먹었는데.
 
편상욱 :네?
 
정재헌:(힐끗힐끗 계속 보다가 눈 커짐.)
 
정재하:(지그시 응시하는 중.) 그거요.
 
편상욱 :아, 이게 그... 아까 알바생이 재료를 덜 넣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만들어드리고요. 죄송합니다.
 
정재하:⋯⋯ 아, 네. ⋯ 그래요. 다시 안 만들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취소해주세요.
 
지그시 바라보는 재하의 눈빛은 뭔가, 차분하면서도 깊습니다. 어라? 잠깐만요. 상욱씨, 괜찮아요? 이성 판정.
 
편상욱 :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뭔가 섬뜩하고, 불길한 감각. 가까이 오니 그 오싹함은 더욱 증가됩니다. 이건 원초적인 공포와도 같을까요? 상욱씨, 빨리 들고 튑시다. 앞치마도 호다닥 두고, 자리로 가요.
 
편우진:그러면 ㅂ... 아빠? 아빠!
통화 잘 안 들려?
 
정재헌:어, 아니, 우진아, 잘 생각해 봤는데.
 
편우진:응?
 
정재헌:내일 같이 마트 가는 게 나을 거 같아.
괜히. 너무 많아질 거 같다.
 
편상욱 :(그릇 들고 덜그럭 설거지통에 던져두고 앞치마도 고이 올려두고는 의자에 앉는다.)
 
편우진:아, 그럴까? 그래. 너무 많아서 기사님들 고생하겠는데. 그게 좋을 것 같아.
 
정재헌:미안해. 데이트 열심히 하고. 돈 필요하면 연락하고.
 
편우진:아이, 용돈 충분해요오. 걱정 마. 땡큐!
 
정재헌:응, 응. (끊고 한숨 쉼.)
 
후다닥 달려온 편상욱에겐 영문 모를 식은땀이 납니다. 아까의 문제의 그 브런치에서는 뭔가... 맵싸한, 몹시 매운 냄새가 가득했었죠. 싱크대에 버려두고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았어요? 상욱씨?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
 
뭐아무것도잘모르겟네요에헤헤
 
정재헌:......
 
편상욱 :안 먹었으니 됐지, 뭐...
 
한번 더 기회를 드릴까요?
 
편상욱 :당장.
 
좋아요! 뭐, 우리 다 좋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편상욱,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어려운 성공.
 
아주 어려웠어요. 뭔가 이상했잖아요. 상욱씨, 당신은 그 흉터도 그러고, 체격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유명하죠. 일학년부터 삼학년까지 자신이 안 가르친 학생들이 없어요, 꼼꼼하게도 한 학년씩 통으로 가르치다보니, 일학년을 가르치다보면 자신에게 피구 배운 이학년들이 오기도 하고, 공부하다 힘들다고 삼학년들이 쪼르르르 오기도 했죠.
 
...이상하잖아요. 그런데도 재하는 체육선생님인 당신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저 태연히 정말로 종업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편우진:선배!
 
정재하:⋯아, 통화는 잘 하고 왔어?
 
편상욱 :왜 안 들켰지...
 
정재헌:상욱 씨, 어떻게 성공했어요?
 
편우진:네, 뭐, 그냥 이야기. 어? 브런치는요?
 
편상욱 :모를리가 없는데.
 
정재헌:이상하다.
 
정재하:아... 문제가 있었대. ... 아주 사소한 문제.
 
편상욱 :우리 학교에서 우리 모르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아, 특히나 나는...
 
정재헌:워낙, ... 잘생겼으니까요.
(다시 선글라스 줌.)
 
정재하:자, 아 해.
 
편상욱 :(뭔가 찝찝한데... 하면서 선글라스 척 다시 씀.)
...!!!
어, 어! 아, 아?
 
정재하:귀엽게. (포크로 에그 샐러드 작게 떠서 입에 넣어준다.)
 
편상욱 :(선글라스 안으로 째려보고 있음.)
 
정재헌:아들 얼굴 빨개졌네. 귀여워요.
 
어.. 이게 아닌 것 같은데?! 물론 아들이 이상한 음식을 먹으면 당연히 안 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알콩달콩하게 나눠 먹는 그림을 바란 것도 아닌데!?
 
정재헌:그렇지만 이건 좀.
 
뭐, 우진의 몫은 사라졌고, 재주문하자니 시간도 좀 걸리니까, 결국 나눠먹는 것을 택한 것 같은데, 아니...
 
편상욱 :재수 없어.
 
뭐... 그러니까... 뭐....
 
갑자기 사랑의 큐피드?
 
정재헌:상욱 씨, 아까 이상한 점 없었어요?
 
편상욱 :아까... 샌드위치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고...
 
정재헌:이상한 냄새?
 
편상욱 :나랑 눈도 마주쳤는데 못 알아보고... 그거 말고는...
 
정재헌:아, 그래요?
 
편상욱 :어, 계란 있는 샌드위치였는데... 매운내가 나던데. 아까 가루 때문인가 봐.
 
정재헌:뭔 가루인 거지, 그건.
아무래도 못 알아봤던 게 제일 이상하네요.
 
좀 이상하죠, 그래도 뭐, 독극물이 아닌게 어디예요! 사실, 정말로 우진을 죽이려고 했다면 재하... 가 가만히 있었겠어요? 저 신도들은 뭔가 분하다는 눈으로, 노골적으로 상욱을 바라봅니다. 상욱, 어떻게 할까요?
 
콱 위협해버릴까요.
 
편상욱 :그럼 들킬 것 같은데...
 
눈빛 몰라요? 눈빛!
 
쟤들도 눈빛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잖아요!
 
편상욱 :눈으로 욕하라고?
 
그거세상에서제일잘하잖아요
 
편상욱 :결투를 받아주지.
위협
기준치: 85/42/17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재헌:아이고야.
 
저것들은 생각보다 ... 상욱의 위압감에 급하게 눈을 깔고 서로 숙덕입니다. 그래도... 뭐. 한주먹거리도 안되네요!
 
저것들은 뭐하는 새끼들일까요. 그러던 와중, 드르륵, 의자들이 끌립니다. 우진과 재하가 계산을 하고 나가네요.
 
정재헌:어, 어.
 
그러던 중.... 둘이 나가자, 후드를 입은 놈들도 슬금슬금 쫓아 나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편상욱 :저놈들이 왜 자꾸 우리 애를.
 
정재헌:아니.
 
저거, 저거, 저것들, 한주먹거리들! 붙잡아버릴까요?
 
지금 아니면 계속 쫓아다닐 것 같은데!
 
편상욱 :우리도 따라가자, 쟤네 처리하고.
 
정재헌:아, 어떻게 처리할, 알겠어요.
 
붙들까요? 한 놈이라도 붙들면 성공입니다. 정재헌, 편상욱. 둘 중에 붙잡을 사람이 근력 판정. 물론 둘 다 시도해도 됩니다.
 
정재헌:둘 다 시도할까요?
 
편상욱 :좋아요.
 
정재헌: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상욱 :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왜!?
 
정재헌:어? 나 좀?
 
편상욱 :요새 운동을 안 했나...
 
편상욱은 너무 확 잡은 나머지, 후드를 쓴 가장 큰 남자의 옷자락을 찢어버립니다;
 
정재헌:... ...?
어떡해.
 
그러던 와중 재헌은 조금 키가 큰 여자를 붙드는 것에 성공하죠. 잠시 카페가 소란스러워집니다.
 
정재헌:괜찮으세요?
 
편상욱 :... 풍기문란이다. 아 아이고, 죄송. 옷이 아이고... 너덜너덜... 아이고...
 
정재헌:저희랑 얘기 좀 하시죠.
 
아이고! 이거 놔라!!!! 모든게 저 꼬맹이 탓이다!!!
 
정재헌:안 돼요.
 
그분이 강림하사 세상을 멸망시키지 않는다면 누가 세상을 멸망시킨단 말이냐!
 
소리소리를 질러대는 노인네와, 어딜 만지냐며 소리지르는 여자신도, 제 찢어진 옷을 허망히 보는 남자까지... 난리가 났네요.
 
편우진:어? 아!
 
정재헌:아니, 만지는 게 아니라.
 
정재하:왜?
 
편우진:나 금방 다녀올게요, 이어폰을 두고 온 것 같아.
 
편상욱 :그, 저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고요. 거, 좀. 조용히, 저기요.
 
정재헌:아, 죄송한데, 아.
 
정재하:금방 올 거지?
 
편우진:금방이죠, 모퉁이만 돌면 바로 카페인데.
 
이.. 소리.
 
숨어요! 숨어! 아들 온다! 아들 온다!!;
 
민첩 판정!
 
편상욱 :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아니.
 
정재헌: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
 
재헌은 재빠르게 어떻게든 계산대 뒤로 숨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상욱인데.
 
상욱은 그냥 냅다 바닥에 엎어져버리기로 했습니다....
 
정재헌:상욱 씨... ...
 
편상욱 :아, 아... 졸리네... 크흠...
 
정재헌:......
 
그러는 사이에, 아들은 쌩 들어와서 바로 상욱이 누운 반대편 테이블길로 달려가 이어폰을 들고 신나게 나갑니다!
 
근데, 엎어진 신도들한테는 눈길도 안 주네요. 진짜 사랑 일방 직진인가봐요.
 
정재헌, 관찰 판정.
 
정재헌:하아......
 
그리고 ... ....이제 일어나서 먼지를 털래요? 상욱씨.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편상욱 :(비적비적 일어나서 탈탈...)
 
우진은 바로 눈 앞에 엎어지고 난리인 신도들을 무시해버리고 지나갔습니다. 아들 성정에, 한 번 보거나 손이라도 뻗을텐데, 오늘은 아예...
 
아무것도보이지않는다는듯이 지나갔네요.
 
정재헌:내 아들이지만......
 
그러던 사이.. 신도들이 두고보자! 라는 구식적인 말을 남기며 뛰쳐나가네요, 아, 잡기엔 늦은 것 같... 어라?
 
뭔가 떨어트리고 갔어요. 전리품인가!
 
정재헌:어?
 
편상욱 :뭐야? 헨젤과 그레텔도 아니고...
 
새카맣고, 작은 상자네요. 누가 주워볼래요?
 
정재헌:상욱 씨가.
 
편상욱 :뭘지 몰라. 내가 만질게.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드네요. 어째선지 상자가 차갑습니다. 이런 느낌, 어디서 들었는데. "그 아이" 앞에 섰을때의 느낌과 비슷해요. 뭐, ... 열어볼까요.
 
정재헌:왜 그래요?
느낌이 안 좋아?
 
편상욱 :기분이 별로인데... 열어나 보지, 뭐. (미간을 조금 찌푸리고는 뚜껑을 슬쩍 연다.)
 
열어보니, 안에 있는 건 일견 평범해 보이는 반질반질 윤이나는 하얀색 조약돌 한 개 입니다. 하지만 역시 불쾌하군요.
 
둘 다 도박을 해볼까요? 패널티 없어요. 의학 판정.
 
정재헌:뭐지, 이게?
의료
기준치: 10/5/2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편상욱 :
의료
기준치: 5/2/1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의료 판정을 해주세요. 실패시, 관찰력으로 굴려주세요. 극단적, or 대성공을 띄워보세요.
 
편상욱 :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재헌: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대충.. 살짝 까슬하고 만질하지만. 하얀 조약돌... 정도네요. 뭐. 어떻게 할까요, 이걸? 두고 갈까요?
 
편상욱 :기분이 별로이긴 한데... 어떻게 할까, 자기야?
 
정재헌:가지고 가죠.
혹시 모르니까.
 
편상욱 :내가 챙길게.
 
카페 밖으로 나간 두 사람은.. 잠깐만.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정재하:정말 괜찮겠어? 그냥 택시 타도 되는데.
 
편우진:괜찮아요, 뭐 한두 번인가. 허리만 잘 잡고 있어요, 헬멧 내려요, 바람때문에 눈 매울 거야.
 
정재헌:?
 
쟤 오토바이 언제 샀어요!?
 
정재헌:뭔데요?
 
제법 멋진 오토바이네요. 상욱이, 지능 판정.
 
편상욱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야?
 
저거... 상욱이는 어디선가 기억해냅니다.. 차 트렁크... 트럭......목만 남은 머리........2천5백만원...빨간바이크!?
 
편상욱 :...? 그게 여기서?
 
저게왜저깄지!? 싶지만 우진은 능숙하게 헬멧을 쓰고, 등 뒤에 재하를 태우고 허리를 끌어안게 손을 조심히 잡아 제 허리에 놓습니다.
 
정재하:살짝⋯ 무서운데.
 
정재헌:아니, 이 녀석이.
 
편상욱 :무면허잖아.
 
재하는 조심히 등에 폭 기대며 꼬옥 끌어안습니다. 무서운것치고는제법자연스러운데
 
편우진:살살 달릴게, 걱정 마요.
 
정재헌:얼씨구?
집에 오기만 해.
 
편상욱 :아니, 저놈이...
 
부릉! 조금 큰 굉음과 함께 오토바이는 출발합니다! ....어라? 잠깐. 꽤 빨라요. 이거 좀 빨리 쫓아가지 않으면 진짜 놓치겠어. 상욱씨! 차키챙겨!
 
편상욱 :(끙 소리를 내고는 차키를 집어들고 재헌의 손목을 쥐고 차로 뛴다.)
 
정재헌:상욱 씨, 우리 얼른 가요. 으아아.
 
제법 오토바이는 매끄럽게 운전을 하고 가네요. 얼씨구? 신호 제스쳐까지 완벽합니다?
 
정재헌:한두 번 타 본 게 아닌 거 같은데.
 
이새끼 진짜 학교 그만두고 배달 할려고 했나봐요.
 
편상욱 :아니, 저게 진짜... 언제부터야?
 
교외 도로로 빠지자 좀 아슬아슬하게 달리던 오토바이ㅡ차가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ㅡ가 안정적으로 달립니다.
 
이쪽이면, 어제 말했던.... 에덴랜드로 가네요. ....첫데이트에놀이공원너무세지않나..?
 
뭐 부모는 첫데이트에 청테이프로 묶었으니 부전자전이란말이 있는 거겠죠.
 
정재헌:네?
 
편상욱 :쉿, 너 조용히 해.
 
정재헌:아까 그 사람들도 오고 있는 거 아니겠지.
간신히 따돌렸는데.